진학에만 매몰된 사교육 대책, '취업' 놓친 직업계고는 통계 밖 유령인가
교육부 대책서 사라진 '취업 설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는 직업계고 학생들

2026년 4월 1일,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정책 방안'을 내놓았다. 학교급별 특성에 맞춘 공교육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초등 돌봄, 문해력 강화, 진로·진학 설계 등을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언뜻 보면 필요한 조치들로 가득해 보이지만, 정작 정책의 빈틈은 치명적인 곳에서 발견된다.
사교육비 사상 최고치, 그리고 심화되는 교육 불평등
발표된 정책의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왜 '진로·진학' 설계에만 몰두할 뿐, '진로·취업'에 관한 논의는 단 한 줄도 포함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의 현실은 매우 냉혹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 학생 1인당 월평균 비용은 60만 4,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의 추세다. 2020년 9,504명이었던 고교 자퇴생은 2024년 18,408명으로 불과 4년 만에 약 2배 가까이 폭증했다. '검정고시 후 수능'이라는 우회로가 대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모가 자녀의 자퇴를 권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제적 배경에 따른 격차도 뚜렷하다. 부모의 최종 학력이 대학원 이상인 가구는 월평균 64만 원을 사교육에 쏟아붓는 반면, 고졸 이하 가구는 32만 원에 그쳐 이미 2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입과 직결된 일반교과 사교육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현행 통계 방식은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교육 기회를 결정하는 불평등한 구조를 수치로 정당화하고, 고학력 계층의 사회적 우월감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통계의 음영지대, 직업계고 학생들의 '외주화된 취업 준비'
이러한 구조적 위기 속에서 직업계고 학생들은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국가 데이터처의 공식 통계에서 직업계고는 독립된 항목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정책의 시야에서 사라지니, 이들의 현실 또한 데이터의 음영지대에 갇혀버렸다.
데이터를 역산해 보면 직업계고의 실상은 더욱 참담하다. 2025년 기준 직업계고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약 13.5만 원으로, 일반고(56.0만 원)의 23.8%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 바로 '취업 관련 사교육 참여율'이다. 직업계고 학생의 취업 사교육 참여율은 약 4.2%로 추정되는데, 이는 일반고(1.4%)보다 무려 3배나 높은 수치다.
산학 연계 실습, 기능사 자격증 취득, 신기술 교육, 면접 준비 등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역량 강화 수요가 공교육 안에서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학교가 책임져야 할 취업 역량 배양이 사교육 시장으로 '외주화'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는 이들에 대한 처방이 전무하다.
사교육 과열이 임계점에 도달한 지금, 오히려 직업계고는 사교육 없는 미래 설계를 가능케 할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취업 역량을 학교 내부에서 온전히 길러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직업계고 학생들을 위한 독립적인 통계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정책의 시야에서 벗어난 학생들에게도 공교육의 의무는 동일하다. 직업계고 학생들이 더 이상 통계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지 않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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