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독박?" 교사 덮친 '법적 책임' 공포... 체험학습 위축 막을 대책은?
교사의 행정 부담과 법적 리스크 해소를 위한 '실질적 면책 기준' 및 '국가 지원 체계' 마련 논의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필수 교육활동인 현장 체험학습이 최근 학교 현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교사가 짊어져야 하는 과도한 법적 책임과 산더미 같은 행정 업무가 교사들을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면책 기준 마련과 국가 차원의 보호 체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장 체험학습, 교육인가 '리스크'인가?
교육부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TP타워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갈수록 위축되는 체험학습 운영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한 교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현장 체험학습은 단순한 나들이가 아닌 교육과정의 연장선입니다. 학교의 자율성에 따라 운영 방식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 조재범 한국교총 교사권익위원회 위원장
조재범 위원장은 교사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민원과 고소, 형사 책임에 대한 불안감이 교사들로 하여금 체험학습 운영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고 발생 후의 보상 중심 대책에서 벗어나, 사전에 명확한 행위 기준을 설정하고 국가가 소송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면책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모든 책임이 교사에게" 현장의 비명
교사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상상 이상이다. 울산 농소중학교의 최봉구 교사는 체험학습이 갖는 심미적·협력적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최근 사고와 판결, 아동학대 신고 우려 등으로 인해 교사들이 극심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충분한 안전 교육과 대응 계획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는 현실이 체험학습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의 구체적인 고충도 쏟아졌다. 전남 지역의 한 교사는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버스 좌석 배치부터 차량 점검, 숙소 배정, 음주 측정까지 운영 전 과정의 모든 책임과 민원이 교사 한 명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교육 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는 국가가 책임지는 체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학생과 학부모 역시 이러한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경준 서울 여의도고 학생은 공동체 성장의 기회인 체험학습이 안전하게 지속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으며, 이윤지 학부모 대표 또한 교사 개인에게만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실질적 면책 및 행정 지원 강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교육부는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밝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현장 체험학습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교사의 법적 부담과 과도한 행정 업무를 지목했다.
최 장관은 "관계 기관과 협력하여 실질적인 면책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사들이 감당하기 힘든 행정 업무를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약속했다.
- 행정 업무 재구조화: 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매뉴얼 관리, 안전 점검, 계약 체결 등의 업무를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지원하도록 개편
- 법적 보호 체계 구축: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지원 시스템 강화
교육부의 이번 조치가 교사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다시금 활기찬 현장 체험학습의 장을 여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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