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교사 인생 끝"… 사라지는 수학여행, 무엇이 문제인가?

법적 보호 장치 부재 속 '무사고'에만 매몰된 교육 현장

김진한·에드펜 뉴스·2026.05.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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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 계획서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혹시 모를 사고가 터지면 모든 화살이 교사 개인에게 향할 것이 뻔하니까요.”

교육적 가치보다 '법적 책임'이 우선된 교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이 급격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단순히 안전 수칙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교사들이 짊어져야 할 민·형사상 책임에 대한 공포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제 체험학습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 활동이 아니라, '사고 시 교사의 인생을 건 도박'처럼 인식되고 있다.

“예전에는 어디로 가야 아이들에게 유익할지를 고민했지만, 지금은 사고가 날 확률과 그에 따른 책임 소재부터 따지게 됩니다.”

이러한 기류는 2022년 강원 속초에서 발생한 현장체험학습 사고 이후 더욱 굳어졌다. 당시 버스 사고와 관련해 담임교사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사건은 교육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이후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교사로서의 삶을 끝낼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단순 비용 지원 아닌 국가가 직접 나서야”... 제도적 허점

교원단체들은 현재의 학교안전법이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교직원이 안전 의무를 다하면 책임을 면제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실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모호하기 때문이다. 수십 명의 학생을 통제해야 하는 교사 입장에서 완벽한 무결점 상태를 증명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따라 교원단체들은 단순한 소송 비용 지원을 넘어, 국가가 직접 법적 대응을 전담하는 ‘국가소송책임제’ 도입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고의성이 없는 사고조차 교사 개인이 형사 처벌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체험학습의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무사고'에 매몰된 교육, 경험의 기회 뺏긴 학생들

전문가들은 학교 현장이 지나치게 '무사고 중심'으로 경직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사고의 책임이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에서는 교사가 방어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서울교대 교수 또한 “안전도 중요하지만, 사고 발생 시 교사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교사의 방어적 태도가 지속될수록 학생들이 교실 밖에서 부딪히며 배울 소중한 경험의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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