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기보다 버티는 게 일" 대구 교사 70% "교권은 실종 상태"
학부모 민원 폭탄에 행정 업무까지... 교육청 지원책은 '현장 외면'
대구 교육 현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하기보다 민원과 행정 업무, 그리고 신변 안전을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폭탄과 허위 신고의 압박"
대구교사노동조합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대구 지역 교사 9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13일 발표)는 충격적이다. 조사에 참여한 교사 중 70.8%는 현재 자신의 교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부모 민원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응답자의 74.3%가 민원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최근 1년 동안 3회 이상의 민원을 겪은 교사도 39.2%에 달했다. 이들은 아동학대 신고 위협이나 허위 사실에 기반한 압박에 노출되어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교권보호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긍정적인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현장과 따로 노는 교육청 지원책
교육 당국의 대책은 현장에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대구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교육활동 보호 AI 챗봇 '지켜주Ssam'을 모르는 교사가 81.3%였으며, '다품 긴급법률지원 서비스' 역시 69.5%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책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현장과의 괴리가 심각한 수준이다.
수업보다 행정 업무에 뺏기는 에너지
교사들을 괴롭히는 것은 민원만이 아니다. 응답자의 81.0%가 과도한 행정업무 부담을 호소했으며, 시교육청의 업무 경감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답변은 82.8%에 육박했다. 교사들은 정작 수업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민원 응대와 공문 처리에 소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 안전에 대한 우려도 극에 달했다. 89.6%의 교사가 외부인의 무분별한 출입이 학생과 교사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답했다. 특히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의 경우, 사고 발생 시 모든 법적 책임을 교사가 짊어져야 하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야영 및 수련활동의 전면 재검토와 폐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본연의 임무보다 버티는 일에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 개인의 희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호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이보미 대구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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