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단속” 비웃는 스터디카페 ‘불야성’… 사교육 풍선효과 심각
학원 문 닫으면 스터디카페로 학습 이동, 새벽까지 이어지는 ‘우회 교육’에 교육청도 속수무책

교육당국의 심야 교습 제한 조치가 강화되고 있지만, 학원가에서는 오히려 ‘학습의 장’이 학원 밖으로 옮겨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규 수업 시간은 엄격히 지켜지는 듯 보이나, 실질적인 학습은 스터디카페라는 사각지대에서 밤늦게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규제 피한 ‘학습의 이동’… 스터디카페는 만석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학원가는 밤 10시가 다가올수록 묘한 긴장감과 활기가 교차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원을 나서 인근 스터디카페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학원 수업은 종료되었지만, 스터디카페는 오답 정리와 질의응답, 시험 대비를 위해 몰려든 학생들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학원 수업이 10시 전후로 종료되니, 단속을 피해 아이들을 스터디카페로 보냅니다. 거기서 주중에는 새벽 1시, 주말에는 새벽 2시까지 공부하는 게 일상이 됐어요.”
— 휘문고 1학년 학부모 A씨
이처럼 학원 수업이 멈춘 뒤에도 학생들의 ‘밤공부’는 멈추지 않는다. 사실상 스터디카페가 학원의 연장선 역할을 하며, 규제의 망을 교묘히 피해 가는 구조다.
지역별 제각각인 기준, “단속은 유명무실”
현재 심야 교습 제한은 지역별로 운영 기준이 상이하다. 서울, 경기, 대구, 광주는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있으며, 세종은 초등 9시, 중고등 10시까지다. 인천은 고등학생에 한해 11시까지 허용하며, 부산과 대전 등 타 지역은 고등학생의 경우 자정까지 학습이 가능한 곳도 있어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실효성을 잃었다고 입을 모은다. 암막 커튼을 활용해 수업을 은폐하거나, 학원 밖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단속이 엄격할 때는 잠시 10시에 문을 닫는 척하지만, 감시가 소홀해지면 12시 수업은 언제든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
— 대치동 입시학원 관계자
“민원 없인 단속 불가”… 행정력의 한계
교육 당국 역시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스터디카페 등 비등록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은 사실상 무등록 교습에 해당할 수 있지만, 현장 적발은 하늘의 별 따기다.
김옥순 서울시교육청 학원정책담당 팀장은 단속의 현실적 제약을 설명했다. 스터디카페처럼 폐쇄적인 공간은 민원이 접수되기 전까지 확인이 어렵고, 현장 점검 시 교습 행위가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단속 과정에서 학원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사례도 빈번해 행정력이 위축되고 있다.
정부, 불법 운영 관리 강화 방침
정부는 이러한 사교육 시장의 변칙 운영을 막기 위해 관리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전국 1만 5,925곳을 점검한 결과 2,394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되었으며, 이에 따라 고발과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처분이 이어졌다. 교육 당국은 향후 교습비 초과 징수와 시간 위반에 대한 신고 포상금을 확대하여 시장 정화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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