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도 돈 주고 산다?’… 대입 스펙 노린 ‘선거 코칭’ 사교육 확산

동탄·분당 등 일대 고가 컨설팅 기승, 부모 경제력이 당선 결정하나

김진한·골드펜 뉴스·2026.04.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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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등학교의 학급 임원 선거가 더 이상 학생들의 순수한 리더십 대결이 아닌 듯하다. 대입을 위한 ‘스펙 쌓기’의 연장선으로 변질되면서, 동탄과 분당 등 주요 학원가를 중심으로 고가의 ‘선거 대비 코칭’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회당 10만 원, 패키지 60만 원”… 선거 한 달 전부터 시작되는 특강 열풍

1일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한 스피치 학원. 이곳은 단순한 말하기 교육을 넘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임원 선거 컨설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선거 약 4주 전부터 ‘임원 선거 준비 클래스’를 개설해 학생들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이 학원의 컨설팅 비용은 1회(1시간) 기준 10만 원이다. 하지만 학원 측은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 학급 임원은 최소 4회, 전교 임원은 6회 이상의 수강을 권장하고 있다. 이 경우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50만 원 안팎에 달한다.

“학급 반장이 목표라면 40만 원, 전교 회장이라면 60만 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 학원에서 코칭을 받은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당선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도 곳곳에서 관찰된다. 성남 분당의 한 스피치 학원은 학생의 성향과 역량을 분석한 ‘맞춤형 수업’을 홍보하며, 4회 과정에 60만 원의 수강료를 책정했다. 이곳은 연설문 작성은 물론, 선거에서 눈길을 끌 수 있는 소품과 문구 기획까지 지원한다.

고양시와 동탄의 또 다른 학원들 역시 회당 5만~10만 원의 비용을 받고 당선 사례를 샘플로 제시하며 원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학원은 “신청자가 몰리고 있어 조기 마감될 수 있다”며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부모 재력이 당선 결정하나”... 교육 불평등 우려 확산

학교 임원 경력이 리더십을 증명하는 지표로 활용되며 대입 과정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 사교육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은 차갑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관계자는 “자녀의 성장과 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오로지 ‘스펙’만을 쫓아 학원으로 몰려가는 현상은 다른 학부모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정한 경쟁 환경이 무너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시간당 10만~15만 원에 달하는 고가 수업이 이루어지는 구조는 특정 계층에게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꼬집었다. 이어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적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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