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도 신고 못 한다"… 제주 교사 절반이 겪는 '교권 붕괴'의 민낯

20분간 폭행당해도 침묵하는 교실,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가 두렵다"

김진한·에드펜 뉴스·2026.05.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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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교육 현장의 안전망이 무너지고 있다. 학생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교사들의 참혹한 현실이 드러났다.

상담실에서 벌어진 20분간의 사투… "교사는 정신과 치료 중"

지난 4월, 제주의 한 초등학교 위클래스(Wee Class)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5학년 학생이 상담 과정 중 담당 교사를 상대로 20여 분간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당시 학생은 상담 도중 물건을 던지고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는 등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며, 이를 제지하던 교사를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퍼부었다.

현장에는 교장과 교감을 포함한 관리자 5명이 도착한 뒤에야 상황이 종료될 수 있었다. 피해 교사는 전신 타박상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을 뿐 아니라, 사건 이후 불면과 우울증 증세를 보여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진정으로 반성할 수 있는 교육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교사의 사명감이 방치되지 않는 안전한 교육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 피해 교사

신고율 단 3.2%, "보복이 무서워 침묵을 선택했다"

제주교사노동조합이 도내 교원 1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는 더욱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4%가 최근 1년 사이 교육활동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중 교권보호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신고를 접수한 비율은 단 3.2%에 그쳤다. 나머지 96.8%는 별다른 조치 없이 사안을 감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교사들은 입을 다무는가?

교사들이 신고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복에 대한 공포'였다. 설문 결과 나타난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및 추가 민원 부담 (62.0%)
  • 신고 절차 자체에 대한 심리적 부담 (55.0%)
  • 실효성 없는 처분에 대한 불신 (52.6%)

또한, 응답자의 32.2%는 SNS나 학교 민원 창구, 심지어 교사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악성 민원에 직접 노출되어 있었다. 교사 개인이 모든 민원과 갈등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교사 한 명의 희생에 맡길 수 없다"… 시스템 구축 촉구

제주교사노조는 현재의 분리 지도 방식이 교사와 학생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 측은 ▲비상 호출 체계 구축 ▲다수 인력 즉시 투입 시스템 마련 ▲교권보호위원회의 실효성 강화 ▲교사 개인의 민원 부담 경감 등을 강력히 요구하며 제도 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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