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원금 2억 받으려 정시 30% 지키라고?"… 대학들, 기여대학사업 '손절' 가속
가천대는 '논술 잭팟' 실익 챙기고, 연세대는 정시 '파격 축소'… 규제 벗어난 자율 경영

대학들이 교육부의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부터 발을 빼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정시 비율 30% 유지라는 강력한 규제를 감수하며 국고를 지원받던 기존 방식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지원금 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행정적 부담과 입시 운영의 제약은 오히려 커지면서 '사업 참여 실익'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실익 없는 규제에 대학들 '손절'
현장의 목소리는 냉혹하다. 대학별 지원금이 평균 5억 원대, 규모에 따라서는 2억 원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대학들이 느끼는 압박은 커졌다. 반면 입학사정관 인건비 관리, 전형 설계 제약, 각종 프로그램 운영 등 요구되는 행정 업무는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정시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조건은 대학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원금은 줄었는데 요구사항은 갈수록 까다로워진다. 정시 확대 기조를 맞추느라 대학 운영의 자율성이 심하게 침해받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시 위주 전형은 수험생들의 중도 탈락률이 높아 대학 운영 측면에서 리스크가 크다"며 "반수나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시 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것은 대학에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가천대의 '논술 잭팟' vs 연세대의 '정시 파격 축소'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학들은 각기 다른 '자율 경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가천대다. 가천대는 기여대학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전형 설계의 완전한 자율성을 확보했다. 그 결과 논술 전형을 통해 무려 1,054명을 선발하며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실제 수익성 측면에서도 사업 참여보다 훨씬 유리하다. 지난해 가천대의 논술 전형료 수익은 약 25억 1,652만 원(지원 인원 4만 1,942명 기준)에 달해, 사업 지원금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잭팟'을 터뜨렸다.
반면 최상위권 대학인 연세대는 정시 비중을 31%까지 대폭 낮추며 규제 탈피에 나섰다. 이는 2027학년도 41.1%와 비교하면 무려 10.1%p나 급락한 수치다. 서울대(30.7%), 한양대(31.1%), 동국대(29.2%) 등 주요 대학들 역시 정시 비율을 하향 조정하며 '정시 40% 규제'의 균열을 보여주고 있다.
입학처 조직 위기… "평가 전문성 약화 우려"
사업 이탈과 예산 축소는 대학 입학 관리 조직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국고 지원이 줄어들면서 입학사정관 인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입학사정관팀과 행정 조직을 통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전문적인 평가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정관들이 평가 업무 대신 행정 잡무에 매달리게 되는 구조적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2027년 차기 사업 선정을 앞두고 대학가의 '자율 운영' 선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시 비중을 낮추고 대학별 고사를 강화하는 흐름은 당분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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