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학업중단 첫 1만명… 내신 5등급제 상담 압력 확대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고1에서 학업중단자가 1만450명으로 집계되면서, 학원가 상담은 내신 등급 관리에서 학교 이탈·검정고시·수능 병행 가능성까지 다루는 구조로 넓어지고 있다.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고1 학년에서 학업중단자가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서면서 고교 입시 상담의 범위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상담이 내신 등급 관리와 학교생활기록부 점검에 머물렀다면, 올해는 학교 이탈 가능성, 검정고시 전환, 수능 중심 학습 계획까지 같은 표에서 다루는 분위기다.
머니투데이는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전국 일반고 1,703개교의 학업중단자가 1만8,661명으로 전년보다 0.9%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고1 학업중단자는 1만450명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종로학원이 2019년 관련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고1 학업중단자가 1만 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BS도 같은 분석을 전하며 지난해 고1이 고교학점제 첫 적용 학년이고 내신 산출 방식도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었다고 짚었다. 등급 구간은 넓어졌지만 상위권 대학 진학 가능성을 둘러싼 불안은 오히려 조기에 표면화된 셈이다.
상위 등급 확대가 상담 부담을 줄이지 못한 이유
내신 5등급제에서는 1등급이 상위 10%, 2등급이 누적 34%까지로 넓어진다. 겉으로는 9등급제보다 상위 등급을 받는 학생이 늘지만, 최상위권 대학과 의약학계열을 겨냥하는 학생군에서는 1등급 내부 경쟁이 다시 갈라진다. 등급 구간이 넓어지면 같은 1등급 안에서도 세부 성취도, 과목 선택, 수행평가, 학생부 기록의 해석이 더 강하게 작동한다.
뉴스1은 내신 5등급제 시행 1년을 맞았지만 경쟁 완화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교육계 지적을 전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2025년 고1 학업중단자는 2020년 5,015명에서 2025년 1만450명으로 5년 연속 증가했다. 수능 검정고시 접수자도 2025학년도 2만109명, 2026학년도 2만2,355명으로 2년 연속 2만 명을 넘었다.
학원 현장에서는 이 수치가 단순 자퇴 상담 증가로만 읽히지 않는다. 고1 학생과 학부모가 내신 첫 학기 결과를 받은 뒤 학교 안에서 남을지, 학교 밖 대입 루트를 검토할지, 수능 중심으로 방향을 당길지 묻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상담자는 학생의 실제 성적보다 먼저 불안의 강도와 전환 비용을 분리해 읽게 된다.

고1 상담, 내신 회복 가능성과 전환 비용을 분리
고1 학업중단 증가가 학원 운영에 주는 첫 신호는 상담 분기점이 빨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고2 이후 내신 누적 등급이 굳어진 뒤 전환 상담이 많았다. 지금은 고1 첫 학기 성적, 수행평가 체감, 학교별 시험 난도, 과목 선택 전망이 맞물리며 조기 상담이 발생한다.
이때 상담표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학교 안에 남았을 때의 회복 가능성이다. 2학기 시험 범위, 수행평가 반영 비율, 과목별 성취도, 학생부 기록 보완 가능성을 따진다. 다른 하나는 학교 밖 루트의 비용이다. 검정고시 준비 기간, 수능 학습 지속성, 생활 리듬, 대입 전형 제한 여부, 부모와 학생의 심리적 부담이 별도로 정리된다.
학원 입장에서는 이 상담을 단정형으로 처리하기 어렵다. 학업중단은 자퇴, 퇴학, 제적 등을 포함하고 대부분 자퇴로 나타난다는 보도가 있지만, 개별 학생에게는 학교 적응, 성적 불안, 진로 불확실성, 사교육 의존도라는 다른 요인이 섞인다. 따라서 “남을지 나갈지”보다 “현재 학교 안에서 회복 가능한 항목과 밖으로 나갔을 때 새로 생기는 리스크”를 나누는 기록 체계가 중요해진다.
검정고시 증가, 고등부 운영표도 바꾼다
검정고시 출신 수능 접수자가 2년 연속 2만 명대를 기록했다는 흐름은 고등부 학원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학교 수업 진도와 내신 대비를 중심으로 짜인 고1·고2반과 달리, 학교 밖 학생은 검정고시 일정, 수능 기초 복구, 생활 관리, 모의고사 응시 계획을 별도로 설계한다. 같은 학년표로 묶기 어려운 학생군이 늘어나는 셈이다.
고1 이탈 상담이 늘면 데스크 운영도 달라진다. 상담 예약 전 질문지에 현재 재학 상태, 전학 검토 여부, 검정고시 문의 여부, 첫 학기 내신, 목표 전형, 수능 학습 시간 확보 가능성을 넣어야 한다. 이 정보가 없으면 상담자는 학교생활기록부 중심 조언과 수능 중심 조언을 오가며 시간을 소모한다.
특히 내신 5등급제에서는 상위 등급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학생이 “망했다”고 느끼는 성적과 실제 회복 가능성 사이의 간극이 생길 수 있다. 상담 초기에는 등급 숫자만 보지 않고 학교별 시험 난도, 평균점, 수행평가 반영률, 과목별 상승 가능성까지 함께 확인하는 흐름이 필요하다.
2028 대입 구조와 연결된 불안
이번 변화는 2028학년도 대입 구조와도 연결된다. KDI 경제교육·정보센터가 전재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2028학년도 일반대 전체 모집인원은 34만8,789명이고, 수시모집 비중은 80.8%, 정시모집 비중은 19.2%다. 대교협은 전체 선발 기조에 큰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학생부 중심 선발 구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내신 변별력 논란은 상담 부담으로 이어진다.
뉴스1 보도는 대학들도 내신 변별력 약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대학은 수능 최저 적용 범위를 넓히고, 학생부교과전형에 정성평가 요소를 추가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학생 입장에서는 내신 부담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내신, 수능, 학생부 기록을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학원 상담은 학교 밖 선택지를 부추기는 역할보다 정보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에 가까워진다. 내신 5등급제에서 1등급을 놓친 학생이라도 학교 안에서 보완할 수 있는 기록이 있고, 반대로 검정고시 전환을 택하면 생활 관리와 수능 지속성이 새 변수로 등장한다. 양쪽 모두 비용이 있는 선택지라는 점을 상담표에 남기는 방식이 필요하다.
학원가, 조기 위험군 분류로 이동
고1 학업중단 첫 1만 명 돌파는 학원가에 상담 상품의 변화보다 운영 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내신 첫 결과가 나온 뒤 불안이 커진 학생군, 학교 적응 문제를 겪는 학생군, 정시형 학습을 조기에 선택하려는 학생군, 단순 성적 실망으로 흔들리는 학생군을 나눠야 한다. 같은 “자퇴 문의”라도 후속 관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상담 기록에는 학생이 학교 안에서 회복 가능한 과목, 수행평가 잔여 일정, 학생부 보완 가능성, 검정고시 문의 단계, 수능 학습 시간, 가정의 관리 가능성이 함께 들어간다. 이 자료가 있어야 강사와 상담자가 같은 기준으로 학생을 본다. 불안한 학부모에게 단일 결론을 빠르게 제시하는 방식보다, 선택지별 비용을 수치와 일정으로 나누는 상담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내신 5등급제의 첫해 수치는 고1 상담이 더 이상 학교 내 성적 관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신호다. 학업중단, 검정고시, 수능 중심 전환, 학생부 보완이 같은 시기에 질문으로 들어오는 만큼, 2026년 여름 고등부 운영의 핵심은 학생을 학교 안팎의 선택지별 위험군으로 정확히 분류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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