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원 '공공 학습공간'의 역습... 민간 스터디카페는 '폐업 도미노'

저렴한 이용료에 학생들 몰리지만, 인근 자영업자는 매출 급락에 '생존권 위협' 호소

김진한·골드펜 뉴스·2026.04.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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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기간을 맞은 서울 마포구의 한 공공 학습공간 '마포나루 스페이스'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밤 9시가 넘은 시각에도 114석 중 단 3석만이 빈자리로 남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이곳을 이용하는 대학생 이모(22)씨는 "카페는 소란스럽고 일반 스터디카페는 매번 이용하기에 비용 부담이 크지만, 이곳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시설이 쾌적해 시험 때마다 필수로 찾는다"고 말했다.

민간 상권 잠식하는 '초저가 공공 서비스'

하지만 불과 5분 거리의 민간 스터디카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70석 규모의 매장 중 27석이 비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2년 전 인근에 공공 학습공간이 들어선 뒤 매출이 급감했다는 업주 조모(63)씨는 "월 순수익 800만 원을 기대하며 인수했지만, 최근에는 수익이 전무한 달도 많다"며 결국 폐업을 결정하고 매물을 내놓았다.

"구민으로서 성실히 세금을 내왔는데, 정작 그 세금이 내 생업을 파괴하는 데 쓰이고 있다니 분통이 터진다."

현재 마포구는 연남·합정·공덕동 등지에 9곳의 '마포 스페이스'를 운영 중이며, 내년까지 20곳 이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특히 25세 미만 이용자에게는 하루 5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을 적용하는데, 이는 월 15~20만 원 선인 민간 시설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 수준이다. 구 관계자는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려는 공공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은 '만족', 업주는 '생존 위기'... 엇갈린 희비

실제로 이용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해 마포 스페이스 이용객 약 16만 명 중 85%가 25세 미만이었으며, 설문조사 결과 시설 만족도는 93%, 지속 이용 의향은 96.5%에 달했다. 고등학생 신모(18)군은 "부모님의 권유로 민간 시설에서 공공 공간으로 옮긴 지 1년이 됐는데, 저렴한 비용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반면, 상권 침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성산동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던 장모(60)씨는 인근 공공 시설 개관 이후 정기권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매출이 반토막 나며 결국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다. 장씨는 현재 대출금을 갚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민간과 경쟁 아닌 상생 모델 설계해야"

전문가들은 공공 서비스가 민간 영역을 침범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경고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이 민간보다 압도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소상공인의 폐업을 유도하고 지역 경제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단순히 시설을 늘려 세금을 투입하기보다는, 기존 민간 업체에 대한 지원이나 주민 대상 쿠폰 지급, 혹은 민간 위탁 방식처럼 공공과 민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상생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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