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하루 옮겼다고 합격 취소?"... 농어촌전형 '독소 조항'식 관행에 제동
교육부, 판례 바탕으로 행정 단계서 선제 구제 결정... "불필요한 학생 피해 막는다"

그동안 농어촌 특별전형 현장에서는 '단 하루의 주소 이전'이 합격 취소라는 가혹한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했습니다. 대학 측이 모집요강을 근거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학생들의 권리를 박탈해 왔기 때문입니다.
"실제 거주했다면 구제해야"... 법원·권익위 판단 반영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집니다. 교육부는 최근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고교 졸업 전 거주지를 옮겨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처리된 사례들에 대해 '선제적 구제'를 결정했습니다. 대학이 유권해석을 요청한 사안에 대해, 기존의 법적 판례 흐름을 따라 입학 취소 대신 구제안을 선택한 것입니다.
"단순히 주민등록상 주소지만 바뀌었다고 해서 학생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
실제로 법원과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은 일관되었습니다. 졸업을 불과 이틀 앞두고 주소를 옮겼거나, 졸업 며칠 전 대학 인근으로 전입한 사례들에 대해 사법부는 "전형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학의 취소 처분을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실제 농어촌에서 초·중·고 전 과정을 이수하며 거주를 유지했다면, 형식적인 주소 변경만으로 학생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공통적으로 법원과 권익위는 △실제 농어촌 거주 여부 △주소 이전의 경위 △전형의 공정성 훼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소송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 낭비 막는다
교육부가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인 이유는 학생들의 현실적인 고충 때문입니다. 소송으로 갈 경우 대다수 학생이 승소하는 구조지만, 판결이 나오기까지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학업을 중단하거나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위험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판례가 축적된 만큼, 굳이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행정 단계에서 먼저 판단해 불필요한 피해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이번 조치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농어촌 학생을 배려하기 위한 전형 취지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향후 계획: 2029학년도 입시부터 근본적 개선 추진
이번 결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대학 합격 및 등록 이후의 거주지 이전에 대해, 전형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외적인 인정이 가능해집니다. 교육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력하여 2029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 개정 등 제도적 보완 작업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규정의 형식적 적용이 학생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적극행정을 통해 제도의 취지와 현실을 조화롭게 반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